역사 이야기

13화: 광주의 기억 (하) - 시민들의 연대와 영화 속 5.18 🤝

아리파파 2025. 8. 1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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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광주의 기억 (하) - 시민들의 연대와 영화 속 5.18 🤝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그 열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신군부의 총칼 아래 피로 물들기 시작한 광주의 비극적인 상황을 함께했는데요.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채, 폭도로 매도당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광주 시민들은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오늘은 국가의 폭력에 맞서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었던, 위대한 연대와 저항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주먹밥과 헌혈, 위대한 시민 공동체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 광주 시민들은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스스로 무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예비군 무기고에서 총을 꺼내 **'시민군'**을 조직하고, 힘을 합쳐 계엄군을 몰아내고 며칠간 광주를 스스로 지켜냈죠. 이것은 폭동이 아니라, 부당한 국가 폭력에 대한 정당한 저항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참혹한 비극 속에서 피어난 시민 공동체의 모습이었습니다. 시내 병원에는 부상자들을 위해 헌혈을 하려는 시민들의 줄이 끝없이 이어졌고, 시장 상인들은 시위대와 시민군을 위해 너도나도 빵과 음료수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어머니들은 큰 솥에 밥을 짓고 주먹밥을 만들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아들, 딸 같은 청년들에게 나눠주었죠. 🍚

총알이 빗발치는 공포 속에서도, 광주 시민들은 서로를 챙기고, 나누고, 위로했습니다. 은행이나 금은방 한 곳 털리는 일 없이, 놀라울 정도의 질서와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었죠. 이것은 광주가 결코 '폭도들의 도시'가 아니었음을,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위대한 시민들의 도시였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 주먹밥과 헌혈, 위대한 시민 공동체

🚕 "약속한다, 진실을 전하겠다" - 택시운전사와 독일 기자

철저히 고립된 광주의 진실은 어떻게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을까요? 여기에는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가 있었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죠.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의 기자였던 위르겐 힌츠페터는 계엄 하의 대한민국에 잠입해 광주로 향합니다.

그를 태우고 죽음의 도시로 향했던 사람이 바로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입니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광주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 그는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힌츠페터 기자를 도와 촬영 필름을 무사히 서울로, 그리고 세계로 전달합니다. 힌츠페터 기자가 촬영한 영상 덕분에, 신군부가 그토록 감추려 했던 광주의 진실이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

⚾️ 일상 속에 스며든 아픔, 영화 '스카우트'

5.18을 다룬 또 다른 영화 **'스카우트'**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광주의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이 영화는 5.18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당대 최고의 야구 선수였던 선동열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광주에 간 주인공 **이호창(임창정 분)**의 시선을 통해 그날의 비극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코미디 영화의 틀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지나가게 됩니다. "역사가 골목길에 묻어있다"는 영화 속 표현처럼, 5.18은 거창한 역사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갑자기 들이닥친 비극이었음을 느끼게 해주죠. 이는 우리가 5.18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광주 시민들의 위대한 저항과 평범한 이들의 용기 있는 선택은, 어둠 속에 묻힐 뻔했던 진실을 지켜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광주의 비극을 넘어, 1987년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하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 6월 민주 항쟁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